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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슝

24년 8월 타이베이-오키나와-삿포로 4) 오키나와-북부 2 대석림산, 헤도곶

by 비어-캣 2024. 8. 9.

4일차. 7월 27일 계속.

코우리 섬에서 다시 오키나와 본섬으로 돌아와 58번 국도를 타고 해안가를 따라 북쪽으로 북쪽으로.

아 그런데 헤도곶과 대석림산... 토요타렌트카에서 준 관광지 맵코드에 안 나와있다. 직접 검색해서 네비 찍어서 갔다...

 

58번 국도는 대체로 섬 서쪽 해안을 따라 나있기 때문에 좌측으로는 계속해서 해안이 이어진다.

바닷가 드라이브

 

그렇게 바닷가를 따라 한참을 달리면 중간중간 한 번씩 뷰포인트가 나온다. 잠시 차를 세우고 바다를 잠시 감상하고 다시 달리고.

 

달리다보면 대석림산 거의 다 왔을 때쯤 네비가 국도 오른쪽 램프로 빠져서 산 속으로 가도록 길을 안내하는데... 산 위로 올라가는 옛 길인거 같은데 차선도 없고 길이 좁아서 혹시 반대쪽에서 차 오면 어쩌나 무서웠다. 이쪽 말고 앞으로 쭉 58번 국도 더 타고 들어가서 반대쪽으로 들어가는게 편하게 운전할듯... 나중에 헤도곶 들렀다가 돌아올 때는 58번 국도로 돌아왔다.

빨간선 말고 파란선 타세요

 

아마 네비에서 빠지라는데서 안 빠지고 놓치면 뒤로 돌아가는 경로로 새로 잡아줄 것 같다. 저번에 그랬던거 같음.

 

애니웨이. 대석림산 도착했을 때는 거의 16시가 되었고(17시30분 폐장), 시간 압박을 받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어쩌겠냐. 여기까지 왔는데 볼건 보고 가야지.

대석림산 매표소 입구

 

대석림산 입구 매표소 건물에 간단한 매점, 기념품 가게, 아이스크림 가게와 박물관이 있고, 여기서 입장권을 끊고(성인 1인 1200엔) 셔틀을 타고 올라간다. 한국어 오디어 가이드도 있던거 같았는데 사용해보진 않음.

 

네 개의 코스. 거암 코스(노랑), 추라우미 전망대 코스(빨강), 배리어프리 코스(파랑), 자연림 코스(초록).

노랑, 빨강, 파랑 코스는 각각 셔틀에서 내린 안내소에서 출발해 다시 안내소로 돌아오는 코스라면, 초록 코스는 안내소에서 다시 매표소로 내려가는 코스. 녹색 코스를 가지 않겠다면 안내소에서 다시 내려오는 셔틀도 있는 듯하다. 마감에 가까운 시간에 출발했기 때문에 17시 10분이 마지막 셔틀이라고 몇 차례 강조했다.

 

크게 두루두루 둘러보겠다면 노랑+빨강 코스로 돈 다음, 초록 코스로 내려오는 길을 택할 것. 대략적인 소요시간은 노랑+빨강 1시간, 초록 20분. 이런 곳에 이렇게 배리어프리 코스가 갖춰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배리어프리 코스는 완만한 경사를 가진 나무덱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길을 타지 않고도, 모든 코스는 아니지만 일정부분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시간에 쫓김 + 엄마는 별로 관심이 없을듯 하여 노랑 코스는 스킵. 빨강+녹색으로 가기로 했다.

용?

 

그렇다고 바위가 없는 건 아니고 산은 산. 약간의 등산은 해야한다. 그렇게 험하거나 가파르지 않았음에도 날이 더워서 금방 땀에 절여졌다.

하트바위 맞은편에서 서로 찍어주기

 

둘이 온데다 사람도 별로 없어 계속 서로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길가에 있는 요상하게 생긴 돌들을 구경하며 위로 올라가면, 앞이 탁 트인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대석림산에서 헤도곶 쪽을 바라보며. 저 멀리 가고시마현 요론섬이 보인다.
그리고 그 왼편으로
열심히 찍고 있다

 

올라가자 마자 보이는 광경에 입을 다물기 힘들지만,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며 바라보면 훨씬 트여있고 덱도 설치되어 있어 바다를 바라보기 좋은 지점이 기다리고 있다.

 

계속 시간에 쫓기는 기분을 지우지 못하며 올라왔지만, 이곳에서는 한 동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오키나와의 바다로 기억하는 곳이 몇 군데 더 있긴 하지만 바다에서 약간 떨어진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또 다른 맛의 기억이지.

 

그렇게 내려오면 몇 개의 바위를 거쳐 다시 안내소로 돌아오게 된다.

대석림산. 다이세키린잔.

 

셔틀 기다릴거냐 물었고 이미 17시가 되었지만 후다닥 초록 코스를 걸어내려가는쪽을 선택. 근데 그냥 셔틀탈 걸 하는 생각이 이제와서 드네. 엄마 괜히 더 걷게 했나. 무튼 안내소 앞으로 나와 우측에 있는 교육장 너머로 가면 초록 코스.

초록 코스는 숲길을 따라 매표소로 내려가는 코스로 내려가며 중간중간 거대.... 기괴?한 반얀트리들을 볼 수 있다.

 

급하게 내려오느라 사진이 없네...

코스 거의 마지막에 있는 이 나무가 가장 크고, 나무 생긴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요것 전에 있는 큰 나무들은 어쩐지 좀.... 그렇거든.

 


매표소로 돌아와서, 위에서는 저 멀리서 내려다보았던 헤도곶으로 이동. 가깝다. 차로 한 5분? 그러나 계속 마음이 급하다. 헤도곶에 도착했는데 이런 맙소사... 카페... 닫았네.... 17시에 닫는구나... 허허. 망했다. 저녁 계획이 어긋났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둘러 봐야지.

가까이서 내려다본 바다는 이렇구요
대석림산을 올려다보면 이렇네요

 

곶에는 오키나와의 일본으로의 반환을 요구하는 본토복귀 운동을 상징하는 본토복귀투쟁비가 있다. 뭐 어찌되었든 오키나와의 근대사를 생각하면 흐음... 하면서 쳐다보게 된달까. 아무튼, 헤도곶에서 멀리 보이는 요론섬은 가고시마 현이니. 일본 본토에 속하는 곳이 보이는 곳이긴 하겠지.

 

어쩌다보니 이 곳에서 아이 둘이 있는 한국인 가족을 만나게 되었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음. 엄마 왈 여행사진에 아빠는 계속 안 나오겠어~가족 중 어머니분은 엄마와 아들이 둘이 여행왔다니 언제 키워 그렇게 가보나~ 하셨고.

그림자를 보면 알겠지만, 눈이 부셔 힘들었다.

 

투쟁비 있는 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이제 저 멀리 보이는 요론섬의 요론초와 이곳 쿠니가미손의.... 뭐였더라. 자매결연 같은거였나... 무슨 그런 우호의 상징으로 있다는 이 친구가 있구요.

 

 

여전히 저 멀리 대석림산도 보입니다.

 

이곳에서 오른편은 동중국해 왼편은 태평양이라고 하는데.... 음...? 동중국해는 태평양이 아닌가...? 왼편은 태평양이 아니라 필리핀해라고 해야 맞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

 

아무튼, 저 바다, 저 하늘, 저 구름. 또 오면 또 좋겠지. 다음에 오면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자,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차에 들어와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니 이제 엄마가 힘들다고 한다. 아니 저 카페가 다섯 시에 닫을 줄 몰랐지... 그러나 어쩌겠나 일단 달려야지.


돌아오는 길에 해가 지기 시작했다. 마침 서쪽 해안을 달리고 있고, 저기 해가 조금씩 바다로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해 떨어지는 바다를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며 달렸는데.... 아... 아까는 그렇게 맑아 보이기만 했는데... 해는 결국 수평선 가까이서 구름 속으로 들어갔고. 해지는 바다는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렸고, 차탄에 있는 아메리칸빌리지에 가서 늦은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먹었다. 토요일이라 더 그랬는지 아홉시가 다 되어가는데 밖에 사람도 많고 불도 환하게 켜져있었다. 이곳은 또 다른 휴양지 분위기가 펼쳐져있어 그 기분을 즐기기는 무슨. 힘들어서 빨리 호텔로 돌아가야겠단 생각밖에 없었다.

 

어찌어찌 돌아와 다른 뭘 할 새도 없이 씻고 정리하고 뻗었다. 이 날 나는 돌아와서 국제거리에 있는 맥주집 갈 수 있을까 고민하긴 했는데. 무리무리. 안돼안돼.

그렇게 오키나와에서의 또 하루를 끝냈다.

 

자꾸 이전에 오키나와 왔을 때를 떠올리며 비교하게 되는데....

이전에는 나고?모토부?에서 2박을 했었다. 그래서 중간에 성터도 갔고, 돌아오는 길에 동쪽으로 넘어가서 해중도로나 카호절벽도 갈 수 있었지. 다만 이번에는 계획할 때 숙소를 옮기고 싶지 않아서 조금 무리하게 잡았다 생각은 했는데. 확실히 무리. 아침에 좀 더 서둘러서 출발하거나 했어야 했어. 확실히 힘든 하루였고, 그래도 다음 날부터는 조금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지. 뜻대로 되진 않았지만.

 

여행이 모두 끝나고 돌아왔을 때, 마중나온 아빠가 공항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고,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을 엄마에게 했다. 그 때는 바로 대답을 듣지 못했지만, 헤어질 때 그래도 만좌모와 북부 끝에서 본 바다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는 답을 들었다. 뭐 힘들었어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하루였기를 바란다.

 

+) 추가....

여행기간동안 짜증내지 않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결국 짜증을 내고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교회 얘기 했거든. 교회 나오라는 얘기는 아니었지만.

특히 전도와 관련하여 개신교도에게 느끼는 짜증 - 예수 믿고 천국가세요 밖에 할 소리가 없나? - 과 일단 교회에 데려오는게 중요하다는 태도. 교회 출석과 신앙 생활을 동일시 하는 것. 등등에 아무튼 속이 박박 긁혀져서 짜증을 냈다.

지들만 기독교인줄 아는 개신교도 짜증남. 아니 그것도 엄마였으니까 짜증남 정도로 순화해서 쓰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