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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슝

24년 1월 후쿠오카(2일차)

by 비어-캣 2024. 1. 28.

# 일정

모토야 - 무라타 - 후쿠오카시 종합도서관 - 후쿠오카타워 - 모모치해변 - 하카타역 타워레코드 - 숙소

숙소 - 이치나리 - 비어패디 - 소루리바 - Leichhardt

 

자고 일어나서 찍어둔 소바집으로 고고씽. 가는 길에 숙소 근처에 유명하다는(~=추천받은) 우동집 옆으로 지나갔는데 오픈 전부터 줄 서있는 곳이네. 여긴 먹어보기 힘들겠군.

소바 1차. 모토야. 마 소바

어떤 소바 먹을가 하다가 마 소바로 결정. 가쓰오부시 향이 장에서 엄청 강하게 난다는 걸 느끼며 맛있게 먹었다. 이번에 후쿠오카에서 먹은 소바 중에서 (처음이라 그랬는지 모르지만) 가장 내가 기대했던 소바와 가까운 느낌. 그러나 어제 술을 잔뜩 먹어서인지 허기는 가시지 않고, 근처에 온 김에 소바 2차를 시도.

소바 2차. 무라타.

처음에 니하치와 맥주를 주문하니 점원이 추운데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괜찮아유 난 영하10도에서도 냉면 찾는 사람인데.

맥주를 시켜서 그랬나 소바 면 튀긴 것 같은 것을 서비스라고 줬다. 아쉽게도 사진은 없네. 니하치도 한 그릇 먹고, 같은 곳에서 나오는 쥬와리는 어떤 느낌인가 싶어서 쥬와리도 하나 주문. 둘이 비교하면 확실히 쥬와리쪽이 메밀향도 강하고 식감도 좋았는데, 면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아까 갔던 모토야 면이 더 내 취향인 것 같았다. 면의 재료 문제가 아니라 제면 방식의 문제인걸까? 아님 그냥 단순히 배가 불러서...?

니하치 vs 쥬와리

소바를 먹고 나서는 이제 뭘 할까 하다가 모모카 비치쪽으로 가볼까 싶어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기온역->후지사키역).

후지사키역에서 내려 슬렁슬렁 걸어가던 와중, 표지판에서 도서관을 발견. 저길 그냥 넘어갈 순 없지 싶어 그쪽으로 먼저 발길을 돌렸다.

후쿠오카시 종합 도서관

도서관 관내를 한 바퀴 돌며 책 읽는 모습, 공부하는 모습, 신문 읽는 모습 등등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왔다. 신문 읽는 사람이 꽤나 많았고 그저 쉬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는 점에서 신기했달까.

후쿠오카 타워 정면

도서관에서 나와 후쿠오카 타워는 금방이었다. 건물이 아니라 그냥 타워라고 들어서 뭐가 없겠거니 했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 있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전혀 없는 상태고 뒤는 바다, 또 타워 앞 공원쪽으로 접근하다보니 혼자 우뚝 서있는게 나람 분위기 있었달까. 나 이런거 좋아하는듯. 압도적인 느낌을 주는 무언가. 타워 아래에는 기념품샵 정도 있었고, 타워에 굳이 입장할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지나쳐 뒤쪽으로 나왔다. 타워 바로 아래에서 보니 저 유리 안쪽으로는 타워를 지탱하는 철골 구조물과 계단만이 보였다.

 

뒤쪽으로 나오면 바로 모모치 해변으로 이어진다. 모모치 해변은... 음.... 휑했다. 뭐가 없는건지 겨울이라 그런건지. 터미널 쪽만 뭐가 있고 나머지 해변은 그냥 해변. 해수욕장이 아니라 해변. 아무튼 그래서 그냥 바닷 바람 조금 쐬고 간다는 기분으로 조금 걷다가 돌아왔다.

 

날이 좀 으슬으슬 했나. 해변까지 돌고나오니 한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다음 일정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방에 잠깐 들어가 쉴까 싶었다. 그런데 방에 들어간다해도 제대로 난방이 되는 것도 아니고, 온수가 나오는 것도 아니니...

 

버스 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보니 일단 하카타 역 쪽으로 가야겠다 싶었다. 시간표를 보니 방금 한 대 떠나보내고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다음 버스가 오는 것 같아서 좌절하고 있었는데 뭘 잘못 읽었는지 바로 버스가 와서 다행히 그걸 잡아탔다. 그런데 버스 탑승 티켓 뽑는 것을 깜빡하였음.

 

버스에서 잠깐잠깐씩 졸았는데 지나가던 와중 웬 태극기가 보이길래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대한민국 영사관이었던듯. 그렇게 하카타 역으로 와서는 부탁받은&선물할 앨범을 사기위해 AMU 플라자로 갔다. 어디까지가 한큐백화점이고 어디부터가 AMU플라자인지 모르겠어서 지하에서 한참을 빙빙돌았다. 일단 올라왔으면 되었을 문제인데. 올라가니 애초에 층마다 연결이 되어있었고 둘 사이에 표시도 잘 되어 있었다. 

 

음반을 파는 곳에 참으로 오랜만에 들러보았더랬다. 음반 매장이라는건  음반을 파는 곳에서 음악계? 음악 산업? 전반에 관련된 여러 굿즈들을 파는 장소로 변화했다고 해야겠지. 그 정도 감상만 남기고 부탁받은 상품이 있는지만 살펴보았다.

해당 상품이 있긴 했는데, 상품이 바로 진열대에 꽂혀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상품의 라벨 등이 인쇄된 더미가 있어 그걸 카운터에 가져다주면 점원이 교환해주는 방식이었다. 도난 방지 같은 문제겠지?

무튼 그렇게 앨범을 사 들고 백화점 안을 적당히 돌아다니다 술집에 가기엔 아무래도 시간이 좀 남아 숙소로 들어가 낮잠을 자기로 했다. 역시 혼자 막 떠나왔는데 이런 맛이 있어줘야지.

온풍기를 이제야 확인해서 틀어놓고 한 숨 잤는데, 못 일어나고 푹 뻗을까봐 신경을 쓰느라 제대로 잠들지는 못했다. 적당적당히 쉬다가 일어나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

삶에서 이런 밍밍한 순간들이 별로 없었는데, 이 밍밍함들이 좀 더 늘어나야 하는걸까. 


가다가 적당히 있는 라멘집에서 라멘을 먹었는데도 아직 시간이 좀 남아 가는 길에 있는 소바집도 들러보려 했으나...  

오늘 영업 끝!

역시나. 뭐 어쩔 수 없지.

결국 근처에 있는 비어패디로 향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뭔가... 썩 내키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마음에 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적당히 맛있게 먹고 나오긴 했는데 역시 니혼슈 마시다 맥주 마시니 비싸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나.

비어패디

 

그리고 드디어 제일 기대했던 소루리바로 이동

 

술과 오뎅과 잔

어제 갔던 곳과는 또 다른 분위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다들 예약을 해두고 왔던 것 같다. 그리고 두 시간 시간 제한이 있는 것 같았지만... 그냥 뭣도 모르고 온 사람인 티가 나서인지 사장님이 그냥 넘어가신 듯. 두 시간 채우기 전에 나오긴 했다.

 

처음부터 드라이 한 쪽. 카라구치로 추천을 부탁해 이것저것 마셔보았다. 첫 잔이 좋았고, 두 번째 잔도 좋긴 했지만 첫 번째가 더 좋았다는 피드백과 함께 몇 잔 더 마셨다. 좋구나. 

 

어제보다 더 좋은 라인업이긴 한데 그... "내가 쌀이다아아아!!!"하는 느낌을 좀 줄이고 싶은데 어떻게 그걸 정리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사장님이 네이버 사케 카페 얘기를 먼저 꺼내네? 

 

옆 자리에 한국에서 온 분이 옆 자리에 앉았다. 사장님이 본인 한국어 못 한다고 농담해서 ??? 상태가 잠시 되었다. 무튼 옆에 그 분은 아마구치 쪽으로 추천을 많이 받아 마셨는데 사장님이 둘 더러 취향이 극과극으로 반대여서 재밌다는 소리를 했다. 옆 분 얼굴은 전혀 기억에 없지만 마신 술 라인업은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 나중에 트위터에서 찾음. 올린 술 라인업이 같더이다 허허.

맛있긴 했는데 이름... 뭐였지... 어떻게 읽는거지...

 

아 다만.. 화장실이 상가 건물 화장실이어서 그건 좀 별로..

 

적당히 얼큰히 마시고 그냥 들어갈까 하다가 마침 또 근처길래 Leichhardt에 가서 위스키를 좀 더 마셨다. 

가격 생각 안 하고 레어한 쪽으로 피트한 거 좀 추천 받았더니 역시나 CS로 들고 오네 허허. 위스키 바 생각보다 좀 쓰긴 했는데 그렇게 많이 나온건 아니긴 하지.

 

열심히 마신 결과 역시 나는 니혼슈보다는 소츄 쪽이 취향이고, 소츄 쪽에서 맛있는거 찾자는 결론을 내렸다. 

 

방에 돌아와서 씻고 정리하고나서 티비 틀어 놓았다. 내가 이렇게도 놀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편의점에서 사 온 컵라면과 맥주를 뜯고, 역시 맘껏 사온걸 다 먹긴 무리였다 느끼며 뻗었음.